[기자회견문] 생존비전향 세계최장기수 안학섭선생의 송환을 촉구한다!
[안학섭 선생 송환추진단 기자회견문]
생존비전향 세계최장기수 안학섭선생의 송환을 촉구한다!
오늘 우리는 깊은 책임감과 간절한 호소의 마음으로 이 자리에 섰다. 이 순간에도 평생의 반은 옥살이를 하고 나머지 반은 <생존비전향 세계최장기수>라는 또다른 이름을 가진 채 살아온 안학섭선생은 생애 마지막 사투를 벌이고 있다. 그의 나이는 96세를 넘기고 있으며 건강은 폐부종으로 급격히 악화되고 있다. 안선생은 20여년전 조선으로의 송환에 응하지 않고 남녘조국에 남았다. <남쪽에 미군이 점령하고 있는데 어떻게 이땅을 떠날 수 있느냐, 미군이 나갈 때까지 투쟁하겠다>는 게 안선생의 지론이었다. 이제 그의 나이수명은 다했다. 그는 이제 생명이 다할 때까지 투쟁했으므로 자신의 조국인 조선으로의 귀환을 요구하고 있다.
안선생의 송환은 단순한 정치적 사안이 아니라 제네바협약과 맞닿아 있는 국제적이고 인도적인 문제임을 분명히 밝힌다. 안선생은 1953년 한국전쟁당시 전쟁포로로 체포됐다. 국제협약에 따라 인도적 대우를 받아야 하며 전쟁종료후 즉각적인 석방과 송환을 보장받아야 했음에도 <국방경비법>을 적용, 군법회의에서 재판을 받아 무기징역이 선고됐다. 1949년 체결된 제네바협약은 무력충돌상황에서도 결코 유보되거나 제한될 수 없는 인간의 기본권을 규정하고 있다. 제3조와 제118조에서는 전쟁포로의 인권과 송환 권리를 명문화하고 있다. 특히 협약 118조는 적대행위의 종식과 함께 모든 포로의 자동적인 송환을 규정하고 있어 강제전향이나 장기억류는 제네바협약 위반에 해당한다. 1953년 정전협상당사자가 한국이 아닌 미국이었다는 점에서 한국정부뿐아니라 미국정부 또한 그 책임이 상당하다.
우리는 묻고 싶다. 그가 수십년간 감내해온 고통은 도대체 무엇을 위한 것이었나. 조국의 하나됨과 외세추방을 위한 한결 같은 몸부림이었다. 분단은 여전히 우리 삶을 지배하고 있고 한반도에 아직 평화는 오지 않았다. 이 오랜 분단과 전쟁의 상징처럼 안학섭선생이 이 곳에 남겨져 있다. 그는 누구의 적도 아니다. 남북의 모든 동족이 형제이며 같은 핏줄이다. 그에게는 단지 사랑하는 조국으로 돌아가 동료들이 잠든 땅에 마지막 발자국을 남기고 싶은 소원만이 존재할 뿐이다. <내가 살기 위해 양심을 버릴 수는 없다>면서 잔혹한 사상전향공작을 견뎌냈고 <옳다고, 정의라고 결정을 내렸으면 목숨을 바쳐서라도 끝까지 관철해야 한다>는 신념으로 43년옥살이를 이겨냈다. <일생을 통일만을 바라보고 바쳐왔다>는 그의 말을 누가 부정할 수 있는가.
우리 남의 통일운동단체들은 오늘부터 송환투쟁을 시작한다. 우리는 송환을 구걸하지 않으며 만약 송환되지 못한다 해도 안학섭선생은 최후까지 항미투쟁을 벌여나갈 것이다.
우리는 요구한다.
1. 대한민국정부는 즉각 생존 세계최장기수의 북송문제를 인도적 차원에서 검토하고 가장 빠르게 실질적인 협의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
2. 안학섭선생은 전쟁포로로서 제네바협약에 의거해 제3국이 아닌 판문점을 통한 송환을 추진할 것을 요구한다.
3. 유엔 인권기구와 국제사회는 이 사안에 주목하고 분단이 만든 인권의 사각지대에 대해 책임있는 목소리를 내줄것을 요청한다.
2025년 7월18일 서울 정부청사앞
안학섭선생송환추진단 (추진단공동단장 이적, 한명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