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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2. 2. 2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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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수막을 들고 있는 참가자들 ⓒ 김영승
미군철수투쟁본부는 2월 1일 오후 2시 인천 강화군 불은면 덕성리 광성보에 있는 신미순의총(辛未殉義塚)에서 선열들을 추모하고 그 뜻을 이어받아 반제 자주 투쟁을 완강히 벌여 나갈 것을 결의했다. 신미순의총은 신미양요(1871년) 때 미군과 전투를 벌이다 산화한 용사들의 묘역이다.
참가자들은 '무기장사 안보장사 점령미군 쫓아내자!'라고 쓰인 현수막을 펼치고 도열한 가운데 묵념과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으로 행사를 시작했다. 이어서 안학섭 상임고문(96세, 비전향장기수)과 서경원 고문이 제단에 향을 피우고 초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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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단 앞에서 묵념하는 안학섭 상임고문과 서경원 고문 ⓒ 옥효정
13대 국회의원을 지낸 서경원 고문은 추모글을 낭독하면서 "세계 최강국을 상대로 맹렬히 싸우다가 전사하신" 선열들이 "무기와 군사력이 열악한 환경에서 (중략) 미국 정규군에 대항해"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용감히 싸웠다는 사실 앞에 놀라움을 금할 수 없다면서 미국이 나라를 분단시키고 "미군이 점령군으로 주둔하고 있는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도 "정신을 바짝 차리고 자주 국가를 세우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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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모사를 읽고 있는 서경원 고문 ⓒ 옥효정
강화에서 진보 운동을 하고 있는 윤여군 목사는 기도 순서에 "선열들께서 목숨 바쳐 지켜 주신 이 땅이 안타까운 지경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어 죄스러운 마음"이라면서 "하나님께서 선열들의 죽음을 귀하게 여겨 주시고 그 뜻을 저희 후손들이 이어받아 자유롭고 정의로운 세상, 평등하고 평화로운 세상을 만들 수 있도록 함께해" 주실 것을 기원했다.
여는 말 순서에서 상임대표를 맡고 있는 이적 목사는 "매년 설을 기하여 반제 자주 운동의 일환으로 추모제를 거행"한다면서 미국이 간섭하고 미군이 주둔하는 한 "8.15 해방은 진정한 해방이 아니"라고 지적하고 이러한 우매한 생각에서 모두가 깨어나 자주 국가를 이룰 때까지 투쟁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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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는 말을 하고 있는 이적 상임대표 ⓒ 김영승
첫 번째 추모사에 나선 노수희 고문은 "하얀 눈이 덮여 있는 묘지를 보니 하늘에서 이불을 내려 영령들을 덮어 주는 것 같아 눈물이" 난다고 하면서 긴박하게 돌아가는 국제정세 속에서 "진보, 통일운동을 하는 우리들도 안일한 태도를 반성"하면서 "새로운 각오와 결의로 미제국주의를 몰아내는 데 헌신"해야 하겠다고 설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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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단에 술을 올리는 노수희 고문 ⓒ 김영운
두 번째 추모사에 이르러 전덕용 사월혁명회 상임의장은 "양키는 약 칠천만 명에 이르는 아메리카 원주민을 대부분 학살하고 자기들의 나라를 만들었다"면서 그들의 "속임수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우리는 미국이 말하는 평화, 민주"라는 말에 여전히 속고 살다 보니 "아직도 통일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진짜 진보는 "미국놈 나가야 한다"는 생각에 이를 수밖에 없다고 설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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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모사를 하고 있는 전덕용 사월혁명회 상임의장 ⓒ 이적
김영식 고문(92세)은 세 번째 추모사 순서에서 "우리 민족은 청나라, 일제를 거쳐 미제에 이르기까지 외세에 시달려 오면서 깊은 한이 맺혀 있다"면서 "일제 시기 공출이라고 하여 순사들이 집안 곳곳을 쇠창으로 찌르고 다니면서 식량을 찾아 내려고 했던 일 등을 생각하면 지금도 눈물이 난다"고 회상하고 "그 연장선에서 지금은 미제의 손아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데, 이제 외세를 물리치고 우리 민족이 멋지게 살아 보자"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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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모사를 하고 있는 김영식 고문 ⓒ 이적
투쟁사 순서에서 한도숙 전국농민회총연맹 전 의장은 "윤석열이 비상계엄을 발표하여 나라가 시끄러운 가운데 우리 농민들은 트랙터를 몰고 남태령을 넘었는데, 우리가 경찰의 저지선에 막혀 나아가지 못할 때 2030(20, 30대)을 주축으로 한 시민들의 결정적 도움으로 저지선을 돌파할 수 있었다"고 언급하고 "좌절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우리가 처한 어려움을 이해하고 불현 듯 나타나 결정적 힘이 돼 주고 손난로와 따뜻한 음식 그리고 난방 버스 등으로 함께해 준 그 힘을 보면서 우리 사회의 희망을 본다"고 감격에 젖었다. 이어서 "그 힘으로 난국을 극복하고 자주의 새 역사를 써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소망을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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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투쟁사를 하고 있는 한도숙 전국농민회총연맹 전 의장 ⓒ 이적
추모곡 순서에서는 김대훈 가수가 두 곡의 노래('넋', '다시')를 부르며 추모와 결의의 분위기를 높였다. 기타 선율과 함께 '잠 못 이루네 불타는 넋', '길 찾는 사람은 그 자신이 희망이다'라는 가사가 묘역에 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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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모곡을 부르는 김대훈 가수 ⓒ 김영승
이어서 행사를 주관한 민통선공동체의 정철 운영위원장이 나서서 참석자들에게 감사 인사를 하면서 "반미 자주 투쟁을 벌여 오신 선생님들의 뜻을 잘 받들어 조직을 굳건히 하고 더욱 결연히 투쟁해 나갈 수 있도록 힘을" 모으겠다고 결의했다.
참가자들은 "만악의 근원 주한미군 철수하라!" "침략군은 물러가고 평화협정 체결하라!" "신미 열사 정신 이어받아 자주통일 쟁취하자!" 등의 구호를 외치고 나서 제단 앞에서 함께 절을 하고 술을 올리면서 행사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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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행사를 마치고 기념촬영을 하는 참가자들 ⓒ 김영운
미군철수투쟁본부는 2016년 7월 27일에 평화협정운동본부라는 이름으로 결성되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조선)과 미국 사이에 평화협정을 체결할 것을 촉구하는 활동을 벌여 왔다. 2018년에 조선과 미국 사이에 대화 분위기가 조성되고 조-미 정상회담이 성사되자 이를 환영하면서 평화협정 체결을 기대했다. 미국이 태도를 바꾸어 정세가 다시 악화된 채 개선의 여지가 보이지 않자 2024년 1월 24일 단체 이름을 미군철수투쟁본부로 바꾸어 미군 철수와 자주 통일을 위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