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협정운동본부의 심정적 회원 지미 카터


미국 대통령을 역임한 지미 카터가 오늘따라 멋져 보입니다. 그가 우리 본부의 회원으로 가입하지는 않았으므로 회원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심정적 회원이라고는 할 수 있겠습니다. 우리 회원은 아니지만 마음으로는 서로 통한다 하여 '심정적'이라는 어휘를 붙인 것입니다.


(이 글을 너무 심각하게 읽지 마세요. 정세를 조금 더 재미있게 음미해 보고자 가볍게 쓰는 글입니다. 카터 전 대통령에게 당신 평협 회원이냐고 물어보지는 마시라는 얘깁니다. ^^)

 

오늘 왜 이런 글을 쓰느냐 하면요, 카터가 우리의 주장과 흡사한 내용을 워싱턴포스트(WP) 10월 4일자(현지 시각)에 기고했다는 얘기를 하고자 함입니다. 먼저 그의 글을 일부 옮겨 보겠습니다.


As the world knows, we face the strong possibility of another Korean war, with potentially devastating consequences to the Korean Peninsula, Japan, our outlying territories in the Pacific and perhaps the mainland of the United States. 


세계가 아는 것처럼 또 한 번의 한국 전쟁이 발발할 가능성이 농후한 시점인데, 이 전쟁이 일어난다면 한반도, 일본 그리고 태평양에 있는 우리의 외곽 지역 심지어 미국 본토까지도 파괴적인 화를 입을 수 있다.


이 구절을 우리 평협의 주장과 나란히 놓아 봅니다. 지난 9월 11일 미대사관 진격 후 반미평화비상행동을 선포하면서 우리는 성명서에 다음과 같은 주장을 담아 기자회견을 했습니다.


한반도의 안전을 염원하듯 우리는 또한 미국 본토의 안전을 바란다. 세계 어느 곳에서든지 선량한 민중이 피해를 입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 미국의 현명한 판단을 촉구한다. 선택의 시간은 많지 않다.



전쟁의 후과가 미국 본토까지 이를 수 있다는 점과 그 시기가 임박했다는 점에서 우리와 카터는 인식을 같이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카터가 심정적으로는 우리 회원이 아니라고 어찌 말할 수 있겠습니까.


카터의 글 중에서 또 한 부분을 인용합니다.


The next step should be for the United States to offer to send a high-level delegation to Pyongyang for peace talks...


미국이 다음에 취해야 할 조치는 평화협상을 위해 평양에 고위급 대표단을 보내는 것을 제안하는 것... 


미국은 고민을 거듭해도 달리 답이 없는 것입니다. 평화협상을 제안하는 길밖에 없는 것이죠. 카터는 이를 잘 알고 있습니다. 이 지점에서 우리 평협이 작년에 출범하면서 미대사관 앞에 줄곧 걸어 두었던 배경막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습니다.

 


위 사진에 보이는 글귀를 옮겨 봅니다. 미국이 알아먹으라고 일부러 영어로 표기해 두었던 문장입니다.


Hey U.S., we understand your anguish. Peace treaty is the only way for you to survive.


어이 미국, 우리는 당신네 고민을 알고 있지. 평화협정만이 당신들이 살 수 있는 유일한 길이야.


작년까지만 해도 미국 입장에서는 상당히 거슬리는 문구였을 것입니다. 애써 모른 척하면서 겉으로는 콧방귀를 꼈을 법하죠. 그런데 웬걸, 한 해가 지나면서 저 문구는 미국의 코 앞에 현실로 다가와 있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급기야 카터의 기고문에서도 미국의 고민이 그대로 드러나게 된 것입니다. 이쯤 되면 저 문구는 역사에 길이 남을 명문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죠. (얼씨구, 자화자찬 ㅋㅋ)


각설하고, 바야흐로 북미 간의 평화협정은 피할 수 없는 일이 되어 버렸고 미국 스스로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우리는 민중과 더불어 더욱 가열차게 평화협정을 부르짖으며 제2의 촛불로 키워 가야 하겠습니다. 


(2017. 10. 05. 제3회 한가위 평화협정기원제를 거행한 날 밤)

posted by 미철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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