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주통일의 문은 반드시 열릴 것입니다"

 

평화협정운동본부가 주최하고 기독교평화행동목자단이 주관한 제8회 평화협정기원제와 제4회 반제자주통일열사추모제가 1월 27일(월) 오후 2시에 파주시 적성면 답곡리에 있는 북한군묘역에서 열렸다.

북한군묘역은 미제국주의의 한반도 분할 정책의 결과로 초래된 분단과 전쟁의 소용돌이 속에서 희생된 북한군 유해를 안장한 곳이다. 평화협정운동본부는 희생된 이들을 위로하는 한편 미국의 지배에 저항하고 자주통일을 위해 투쟁하겠다는 결의를 다지는 차원에서 설과 추석 명절 때마다 이 곳을 찾아 행사를 치러 왔다. 

이번 행사는 1부 반제자주통일열사추모제에 이어 2부 평화협정기원제로 이어졌다. 묵념에 이어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으로 시작된 추모제에서는 추모의 마음을 모아 영령들께 고하는 발언이 있었다. 

비전향장기수 안학섭 선생은 먼저 간 영령들 앞에서, 살아남은 자로서 통일의 그날까지 힘껏 싸우겠다는 결의를 새롭게 다졌다. 평화협정운동본부 이채언 상임대표는 "미국 주도의 현실에 적응한 나머지 변화를 싫어하고 통일의 필요성도 느끼지 못하는 이들이 많은 한국 사회"에 우려를 표명하면서 자주를 위해 특별한 각오로 싸워야 함을 역설했다.

기독교를 대표하여 마이크를 잡은 이적 목사는 기도를 통하여 "분단된 땅에서 희생된 열사들이 아직도 고향에 돌아가지 못하는 불편한 현실"을 개탄하면서, "오늘 우리가 올리는 절이 우리 민족이 하나가 되고 8천만 겨레가 하나가 되도록 하겠다는 결의의 메시지가 되기를" 기원했다.

불교계를 대표하여 발언에 나선 박교일 공동대표는 "광화문에서 시작한 평화협정기원제가 8회를 맞이하기까지 여전히 분단이 해소되지 않은 현실을" 고백하면서 "앞으로 더욱 가열차게 싸워 다음 행사 때는 승리의 보고대회"를 열 수 있기를 희망했다. 

무속인 신경희 회원은 전래동요 '까치까치 설날'을 부른 후 "흩어져 살다가도 명절에는 한데 모여 조상께 제사를 드리고 서로 안부를 확인하는 것이 우리의 풍속"이라며 우리민족의 통일을 염원하고, 머지않아 미군이 철수하고 미국의 제국주의적 행태가 종말을 고하기를 기원하면서 자주를 위해 힘껏 싸울 것을 결의했다.

조종원 공동대표는 "몹쓸 제국의 패악을 막기 위해 온몸으로 희생하신 영령들께" 위로를 드리며, 자주•평화•홍익인간•재세이화의 세계가 우리민족으로부터 시작되기를 축원하면서 천부경을 낭송했다.

2부 순서인 기원제는 이채언 상임대표가 제주로 나서서 천지신명과 열사들께 술을 올리고 노수희 고문이 '평화협정 기원문'을 낭독한 다음 참가자 일동이 절을 올리는 순서로 이어졌다. 

'평화협정 기원문'에서는, 우리민족의 주동적 조치로 2018년을 기점으로 전쟁의 위험이 대화 분위기로 전변했으나 미 제국이 조성한 장애로 대화가 답보 상태에 있음을 고하면서 "우리민족의 자주와 통일 대장정에 방해가 되는 요소들에 맞서 정면돌파할 것"을 다짐했다.

 

 

 

 

평화협정기원제를 마치고 묘역 앞에서 도열한 참가자들. ©김이하
산 자와 죽은 자가 함께 싸우기를 결의하며 영령들 앞에서 힘차게 부르는 '임을 위한 행진곡'. ©김이하
평화협정운동본부 상임고문인 비전향장기수 안학섭 상임고문의 추모사. ©김이하
기독교를 대표하여 기도하는 평화협정운동본부 반미실천단장 이적 목사. ©김이하
불교계를 대표하여 발언하는 박교일 공동대표. ©김이하
천부경을 낭송하는 조종원 공동대표. ©김이하
평화협정운동본부 이채언 상임대표가 천지신명과 열사들 앞에 정성어린 술잔을 올리고 있다. ©김이하
'평화협정기원문'을 하늘에 고하는 평화협정운동본부 노수희 고문. ©김이하

 

평화협정 기원문

유(維) 세차 단기 4353년, 서기 2020년 경자년(庚子年) 음력 정월 초사흘, 오늘,

저희 평화협정운동본부 회원 일동은 여기, 경기 파주시 적성면 답곡리 산55번지 인민군묘역 앞에서, 이 땅의 모든 일을 굽어보시며 우리민족과 희노애락을 함께하시는 천지신명과 조상님, 그리고 여기 누워 계시는 반제자주통일 열사들께 고합니다.

조국의 자주적 통일을 염원하며 평화협정운동을 벌여 오던 저희가 여덟 번째 평화협정기원제를 올리고자 분단의 상처를 안고 열사들이 잠들어 있는 이 자리에 다시 섰습니다. 

저희가 평화협정운동의 뜻을 모아 척박한 땅에 평화협정운동본부를 세운 지 삼 년 반이 지나면서 정세는 놀라울 만큼 바뀌었습니다. 

특히 지난 2018년은 우리민족의 주동적 조치로 미국이 협상탁에 불려 나와 세계 앞에서 새로운 조미 관계를 약속했습니다. 그러나 미국은 겉으로는 평화를 말하며 실제로는 제제와 압박을 되풀이하는 등 제국의 못된 습성을 버리지 못하고 또 다시 장애를 조성하고 있습니다.

제국의 습성을 일찍이 간파하고 있던 우리민족은 미국에게 2019년 말까지 시한을 주었고 2020년 새해를 맞으면서 장애에 대한 정면돌파를 선언했습니다.

때를 맞추어 세계 도처에서도 미제국주의에 대한 저항이 거세게 일고 있습니다. 2003년 미국에게 침략당했던 이라크에서도 사상 최초로 100만 명 규모의 반미 집회가 열렸습니다.

한반도 남쪽에서도 미제는 그 실체를 점점 뚜렷하게 드러내고 있으며 이에 따라 민중들의 항미의식이 고조되고 있으나, 아직도 미몽에서 깨어나지 못하고 미국에 의존하는 무리도 있으며, 패배주의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이들도 많습니다. 

저희는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당당히 싸워 나갈 것입니다. 우리민족의 자주와 통일 대장정에 방해가 되는 요소들에 맞서 정면돌파할 것입니다.

천지신명과 선열들게 오늘 이 자리에서 제사를 올리고 기원하니, 부족하지만 저희의 정성을 받아 주시고, 이후에도 저희 발걸음을 보살펴 주시기를 기원합니다.

우리민족 앞에 어떤 장애가 놓이더라도 정면돌파하여 승리하기까지 함께해 주실 것을 기원합니다.

반제자주통일을 위하여 목숨 바쳐 싸우신 열사들께서 그토록 바라셨던 자주통일의 문은 반드시 열릴 것입니다. 

이제 올리는 이 술 한잔 받으시고, 앞으로도 저희의 투쟁을 굽어살펴 주소서!

단기 4353년, 서기 2020년 음력 정월 초사흘
평화협정운동본부 회원 일동

posted by 미철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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