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협정운동본부 2019. 7. 28. 22:20

정전협정 66주년이 되는 2019년 7월 27일 오전 11시, 평화협정운동본부 창립 3돌 행사가 광화문에서 열렸다. 평화협정운동본부는 2016년 7월 27일 창립된 단체로서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의미를 담아 정전협정일을 창립일로 택했다. 


단체가 창립되던 2016년만 해도 북-미 대결이 전쟁 전야를 방불케 하던 시기로서 평화협정은 희망사항이기는 하지만 거의 불가능한 것으로 여겨지던 때였다. 그러나 3년이 지나면서 정세는 급변하여 북-미 사이에 대화 분위기가 조성되었고 이제는 평화협정 체결이 점점 현실로 다가오고 있음을 누구나 어렵지 않게 감지할 수 있다.

 

50여 명의 참가자들은 미국대사관이 바라다보이는 광화문역 2번 출구 앞 공간에서 집회를 열고 발언과 구호 그리고 율동 공연과 시낭송 등을 펼치면서 지난 투쟁을 회고하고 축하하면서 향후 투쟁의 결의를 다졌다.

 

첫 발언자로 나선 비전향장기수 안학섭 선생은 “평화협정을 위해 투쟁하는 과정에서 여러 가지 일이 있을 수 있”다며 “좋은 일이건 나쁜 일이건 일희일비하지 말고 평화협정이 체결되는 그날까지 단결하여 꾸준히 싸워” 나가자고 호소했다. 

 

두 번째 발언자인 조국통일범민족연합 남측본부 노수희 부의장은 “애국애족의 심정으로 투쟁하신 이적 목사님이 생각”난다며 말문을 열고, 이적 목사는 우리민족의 평화 통일 행보를 가로막고 내정간섭을 일삼는 미국에 항거하여 2018년 7월 27일과 10월 23일 인천 자유공원에 있는 맥아더 동상에 화형식을 치른 일로 현재 인천구치소에 수감되어 있음을 상기시켰다. 아울러 “우리가 자주국가로 가려면 판문점선언에도 나와 있듯이 우리민족의 운명은 우리 스스로 결정하는 자세로 매진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평화협정운동본부 이필립 고문은 미국이라는 나라에 아름다울 미(美)자는 어울리지 않는다면서 쌀국이라 일컬으며 말문을 열어 청중의 공감을 자아냈다. 미제국과의 싸움임을 고려하여 “북에서는 오늘을 전승절로 부른다”며 “원주민을 학살하고 나라를 세운 미국과의 일전에서 우리민족이 승리하는 날까지 힘을 합하여 싸우겠”다는 결의로 박수를 받았다.

 

청년레지스탕스 채은샘 대표는 이적 목사와 더불어 전국을 누비면서 미국의 실체를 알리는 투쟁을 해 왔던 것을 회상하면서 “이적 목사가 석방되고 모든 민중이 자유를 찾는 날까지 투쟁”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우리는 남과 북이 전쟁의 땅이 아니라 우리가 함께 가꾸어야 할 평화의 땅이라는 것을 확인했”으며 “미국이 어떠한 방해를 하더라도 끝까지 투쟁해 나갈 것”이라며 발언을 마쳤다. 

 

베네수엘라 과리오 II 강(Río Guarico Segundo) 코뮌평의회 대변인 페트라 토바르 다마스(Petra Tovar Damas)는 국제적인 연대를 표하며 미제국주의의 탄압에도 불구하고 “인간이 우선이 되고, 주택이 자산이 아닌 필요와 권리가 되는 세상을 위해” 투쟁하는 베네수엘라의 상황을 소개한 다음 “베네수엘라와 남코리아의 민중들이 앞으로도 미제국주의에 맞서 새로운 도전을 계속하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평화협정운동본부 이채언 상임대표는 지난 투쟁을 회고하면서 “평화협정은 미국이 순순히 체결하기를 기대할 수 없다”며 우리가 목숨을 건다는 각오로 “힘차게 싸워서 얻어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투쟁 보고 순서에는 임택인 공동대표가 지난 3년 간의 활동을 보고하면서 창립 당시에는 “평화협정이란 말 자체가 현실과 동떨어진 것으로 느껴질 만큼 한반도는 평화협정운동의 불모지였”으나 “지난 3년 사이 정세는 급변하여 이제는 평화협정이라는 말이 당연시되는 상황에 이르렀다”고 소회를 피력했다.

 

민중민주당 엄경애 인천시당위원장은 김포 애기봉 등탑 철거 투쟁 시절부터 기독교회관 농성 투쟁을 거쳐 반트럼프반미투쟁본부 결성과 전국 순회 반미투쟁에 이르기까지 숨 가쁘게 달려온 연대투쟁의 역사를 간추려 보고하고 나서 “이적 목사의 맥아더 화형식은 미제국의 압제에 맞서 우리민족의 기개를 보인 정당한 투쟁”이라고 평가했다. 

 

이어서 맥아더 화형식 투쟁에 함께했던 안명준 목사가 이적 목사의 옥중편지를 낭독했다. 이적 목사는 편지에서 “일제는 직접지배로 식민지 침탈을 노골화했지만 미제는 간접지배 형태인 신식민지 지배로 민중의 눈과 귀를 속여 왔”다고 밝히면서 미국의 실체를 정확히 보고 반미투쟁에 집중해야 할 때라고 역설했다.

 

민중민주당 학생당원들은 ‘벗들이 있기에’라는 노래에 맞춰 역동적인 율동을 선보임으로써 투쟁의지를 새로운 차원으로 승화시켜 참가자들의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이어서 등장한 민족작가연합 박학봉 사무총장은 평화협정운동본부 창립 3돌에 부치는 시 ‘평화여, 너는 투쟁의 노래 불러라’에서 ‘민족해방의 참세상을 향해’ ‘3년의 짧은 청춘에 민중들의 저 불타는 눈빛을 외면하지 않고’ 싸워 왔음을 노래하면서 ‘희망찬 자주 시대에 불타는 나의 가슴에 식을 줄 모르는 불꽃이 되어라’라고 노래했다.

 

마지막 순서로 평화협정운동본부 반미실천단 윤영일 부단장이 결의문을 낭독하면서 “평화협정이 체결되고 주한미군이 이땅에서 물러가는 그날까지 우리는 싸움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며 “미국은 우리민족을 결코 이길 수 없다”고 마무리했다.

 

집회를 마친 참가자들은 ‘평화협정 체결’, ‘미군 철거’, ‘북미공동성명 이행’, ‘비핵화워킹그룹 해체’, ‘북침전쟁연습 중단’ 등의 구호가 적힌 현수막을 들고 행진하여 미국대사관을 한 바퀴 돌면서 구호와 연설을 이어 갔다. 

 

미국대사관 정문 앞에서는 행진을 멈추고 15분 간 미국을 향한 발언과 구호를 외쳤다. 마이크를 잡은 박교일 공동대표는 “미군이 이땅에 존재하는 한 한반도는 전쟁의 위험에서 벗어날 수 없으며 주변국과 갈등을 빚을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지적하면서 “평화협정이 체결되고 미군이 철거되는 그날까지 줄기차게 투쟁”할 것을 다짐했다.

 

행진을 마치고 정리하는 자리에서 송무호 상임대표는 대사관을 향하여 “미군이 스스로 나가지 않는다면 우리민족의 힘에 의해 강제로 철거당할 것”이라면서 하루빨리 철수하는 것이 그나마 체면을 유지할 수 있는 길이라고 경고했다. 

 

참가자들은 미국대사관을 향하여 “미군은 더 이상 머뭇거리지 말고 평화협정 체결하라!” “평화협정 체결하고 주한미군 철거하라!”는 구호를 외친 후 함성을 지르며 이 날의 행사를 모두 마쳤다.

 

▲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며 투쟁 결의를 다지는 참가자들     © 평화협정운동본부
▲ 비전향 장기수 안학섭 선생     © 평화협정운동본부
▲ 노수희 고문(조국통일범민족연합 남측본부 부의장)     © 평화협정운동본부
▲ 이필립 고문     © 평화협정운동본부
▲ 채은샘 청년레지스탕스 대표     © 평화협정운동본부
▲ 페트라 토바르 다마스(Petra Tovar Damas)와 통역자     © 평화협정운동본부
▲ 이채언 상임대표     © 평화협정운동본부
▲ 임택인 공동대표     © 평화협정운동본부
▲ 엄경애 민중민주당 인천시당 위원장     © 평화협정운동본부
▲ 안명준 상임지도위원     © 평화협정운동본부
▲ 민중민주당 학생당원들     © 평화협정운동본부
▲ 박학봉 민족작가연합 사무총장     © 평화협정운동본부
▲ 윤영일 반미실천단 부단장     © 평화협정운동본부
▲ 박교일 공동대표     © 평화협정운동본부
▲ 송무호 상임대표     © 평화협정운동본부
▲ 집회 후 행진     © 평화협정운동본부
▲ 행진 도중 미국대사관을 마주하고 시위중인 참가자들     © 평화협정운동본부
▲ 미국대사관을 향해 함성을 외치는 참가자들     © 평화협정운동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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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미철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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